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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예술인 사랑나눔 자선경매


컬렉터 300명…시작가 대비 7배 낙찰도

지난달 29일 열린 \"예술인사랑나눔 자선경매\" 에서 경매 시작가(45만원)의 7배에 달하는 320만원에 낙찰된 김병종 화백의 \"바닷가소년\". 작가가 쿠바에서 본 물고기 세 마리를 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그렸다. \n <사진 제공=문화예술위원회>
"더 높은 가격에 사실 분 안 계십니까? 김병종의 작품 '바닷가소년'은 32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땅땅땅."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트타워 2층 K옥션 경매장. 행사장 안은 300여 명의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2010 예술인 사랑나눔' 대미를 장식하는 미술품 자선경매 참가자들이었다.

매일경제신문사 문화예술위원회 세종문화회관 등이 공동 주최하는 '2010 예술인 사랑나눔'은 작가 사인회, 경매, 객석 기부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 수익금을 불우한 예술인 지원에 쓰는 사업이다. 예술인과 국민 참여를 통해 마련될 행사 수익금은 '사랑의 열매'를 통해 예술인들에게 지원되며,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층 아동 대상 예술교육 프로그램에도 쓰인다.

김순응 K옥션 대표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경매는 출품작 70점 모두 팔렸다. 100% 낙찰률로 총판매금액은 1억2500만원. 경매 출품작이 시중 거래 가격의 10%에 나왔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적극적으로 경매에 임했다.

김순응 대표는 상업 경매 때와는 달리 유머를 곁들인 진행으로 갈채를 받았다. 사랑나눔 경매라는 행사 취지에 맞게 경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경쟁률도 치열했다. 10회 이상 가격 주문이 끊이지 않는 작품도 보였다. 하지만 작품을 사기 위한 치열함은 없었다. 대신 나눔과 사랑을 위한 경쟁만이 보였다. 사랑온도는 작품 낙찰률처럼 100도까지 올라갔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작품이 경매 시작가를 뛰어넘는 가격에 팔렸다. 비싸게 팔리면 팔릴수록 불우 예술인들에게 돌아가는 기부액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희중 화백의 \"첩첩산중\"(시작가 70만원)은 25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제공=문화예술위원회>
박형진 '마이펫' 110만원(시작가 20만원), 장기영 '향수' 80만원(30만원), 김원숙 '무제' 200만원(50만원), 방혜자 '대지의 빛' 120만원(30만원), 김병종 '바닷가소년'이 320만원(45만원)에 주인을 만났다.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기증한 우제길의 작품을 구입한 박우홍 한국화랑협회 부회장은 "불우 예술인을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해 작품을 내놓고 구입도 했다"며 "사랑나눔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매 출품작 대부분은 한국화랑협회 회원 화랑들이 기증한 작품들이다.

구삼본 갤러리포커스 대표도 "행사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작품을 내놨다"며 "앞으로 이런 기부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젊은 컬렉터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경매장에 간 것은 평소 원하던 작품이 시가보다 싸게 나왔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이날 경매에 참가한 김유미 씨는 "황호섭과 김수자 작품에 관심이 있어 왔다"며 "가격뿐 아니라 사랑나눔이라는 행사 취지에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사랑나눔은 경매 후 다과회장까지 이어졌다. 행사 관계자와 경매 참가자들은 다과회장에 모여 기부와 나눔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나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팀장은 "이날 경매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사랑나눔 경매 취지에 공감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매 사회를 본 김순응 대표도 "자선 경매 진행을 맡게 돼 기쁘다"며 "미술인들의 사랑나눔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술 경매 외에도 '예술인 사랑나눔'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9월엔 소설가 강연회와 도서바자회 등 '문학과 함께하는 예술콘서트'가 열렸다. 또 뮤지컬 '명성황후' '점프'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가작 등은 객석 기부를 통해 나눔에 동참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 기부를 돕는 기부 사이트(fund.arko.or.kr)를 개설해 개인들이 편리하게 기부하도록 돕고 있다.

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문화예술 순수 기부액은 47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기부가 우리나라 전체 기부 중 62%를 차지하고 종교 기부를 제외한 개인의 순수 기부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문화예술 분야 개인 기부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은 23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