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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2011 구기수 글 1

구기수 글


LE REFLECT DE LA REALITE I L'AME DE LA FLEUR

KOOKISOO I ART SPECIALIST 


"우리 눈앞에 등장한 이 화려한 생명체는 인공의 자궁에서, 감정이 극대화된 아름다움의 경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여기 시각적 매개체로 꽃을 통해 세상을 보는, 조형적 접근법을 시도하는 작가 장 기 영이 있다. 그는 우리 곁에서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꽃을 '메카닉적 눈'을 빌려와, 익숙하지만 낯설은 꽃의 이미지를 호출하므로 그 탄생과 변화 그리고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가 이러한 시각적 언어를 통하여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비유한 꽃의 '비영속적 생명성'과 '순환의 시간성을 통한 성장과 성숙'을 부여하는 상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확인 할 수 있는 사실은 그가 창조한 꽃들이 현실에서 기원한다기 보다는, 실제의 원형모체보다 더 완벽한 이상적 꽃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표현을 위해 기계적 사유의 해석을 이끌어 왔다.

엡스탱은 메카닉적 시각전달을 하는 카메라를 ''사유하는 철학자''로 언급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의도와 예술적 접근법을 더욱 구체화 시키고 극대화 시키는 한 조형적 방법으로써, 기계 장치의 시각을 적극 도입하게 되었다. 장 기 영은 치밀하게 화면을 연출 한 후, 연대기적 시간 속 꽃을 통하여, 자연 안에서 인간 본연의 개인적이고 내부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화면 속 대상 뒤로 보이는 배경은 마치 극도로 압축된 진공의 공간이며, 지면과 하늘의 경계는 사라지고 다만 경계 짓지 않은 대기만이 존재한다. 이 모호한 간극을 구분 시키는 것은 몇몇의 물방울뿐이다. 그리고 회색조의 물결은 저 멀리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 너머 미지 세계로의 초대이며, 예지 할 수없는 미래를 항해해야하는 우리의 바다이다.

이윽고, 하늘을 향한 꽃의 입술은 첫 입맞춤을 기다리는 소녀처럼 설렘으로 떨고 있으며, 이내 그 당당함으로 다가섰던 용기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형형색색의 큐브들과 알갱이들은 여러 감정이 뒤섞인 인간의 표정을 흉내 내며 수줍어하는 꽃에게 물러서지 말고 마주하라고 격려하며 사랑을 지지하고 있는 듯하다.

꽃은 영웅적인 기세가 수그러들고 모든 욕망에서 해방된 모습으로 평화로이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온화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조용하고 서정적인 분위기 가운데 아직 그 밑바닥에는 강렬하고 절제된 정렬이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장 기 영은 실제의 재현 속에서 '순환적 생명의 시간성'과 더불어 박제 된 생명체의 단편적 아름다움 뒤에 존재하는 '실제를 뛰어넘는 이상적 세계의 시적 표현'을 우리 앞에 소개하고 있다. 즉, 현실 세계의 미를 극복하는 예술가의 개성적 표현이 개입되는 사실을 의미한다.

로제 카이유와는 미를 언급하면서 "아름다움에는 두 종류로 나뉘는데 그 것은 인간이 자연에서 찾은 아름다움과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창조한 아름다움이다." 라고 했다. 이 가치의 정의를 방해하며 어렵게 하는 것은 시대, 상황, 민족 그리고 개인의 취향의 다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미에 대한 보편적 합일의 관점을 찾아내야만 '미의 개념'을 정의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그는 미에 대한 가치의 결정적 시금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걸작에서 공통으로 찾아 볼 수 있는 의미와 전율 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의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러한 입장에서 그는 미에 대한 해석의 난해함을 극복하게 허락하는 것은, 우리가 이미 경험하였고, 곁에서 존재하는 '자연'을 통해서 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자연'은 미에 대한 '생각의 발원지'이고 '자연적인 것'과 자연을 닮은 것'이 아름답다고 평가되어지고 느껴지게 하는 공통분모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이 미에 대한 보편적 가치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자연'임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장 기 영은 자연에서 찾은 소재를 통하여 예술가의 손길이 닿은 인공적 창조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표현한 것은 자연을 닮은 '반영적 현실'이고, 더 나아가 현상의 이면 뒤에 숨은 본질을 작가는 '꽃의 영혼'(순결하고 고귀한 정신)이라 정의하고 있다.

'생명의 유한성'과 자연을 재현하여 '시간의 순환성'을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은 비가시적 가치에 대한 철학적 표현은, 예술가의 소재와 대상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색과 형상 또는, 3차원적 실체로 실상의 옷을 입고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어 때때로 놀라움과 기쁨을 자아내게 한다. 이는 마치 그의 작품이 우리 인간사를 밀착 취재한 어느 기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카메라 눈'에 잡힌 것처럼 여기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장 기 영의 작품에서 우리가 소망하는 것들을 보이는 현상을 이해하므로, 그 대상들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작가의 의도와 감정 그리고 영감이 스며져 있는 예술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순간, 그것은 저 멀리 우리가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했던, 감정과 정서의 끝없는 바다를 재발견하게 허락할 것이다.